공연음란·강제추행 약식명령 벌금 1,000만 원, 정식재판에서 선고유예 – 검사 항소까지 기각된 사례

1. 사건 개요

  • 죄명: 공연음란, 강제추행
  • 수사단계 결과: 피해자와 합의, 약식명령 벌금 1,000만 원
  • 핵심 쟁점: 공공기관 성격의 직장에 재직 중인 의뢰인이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 대상이 되는 상황
  • 결과: 정식재판 제1심 선고유예, 검사 항소 기각, 선고유예 확정
  • 담당 변호사: 채다은 변호사 (정식재판 청구 단계부터 제1심 및 항소심 수행)

2. 사건의 경과

의뢰인은 수사단계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그 결과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합의, 자백, 초범 등 유리한 양형 사정은 이미 약식명령에 반영된 상태였으므로, 정식재판에서 결과가 달라지기는 어려운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쟁점은 벌금액의 많고 적음이 아니었습니다. 의뢰인은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는 순간 직장에서 당연퇴직되는 지위에 있었습니다. 벌금을 일부 감경받더라도 100만 원 이상이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형의 선고 자체를 피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었습니다. 이 사정은 수사단계에서 제대로 소명되지 못하였기에, 정식재판에서는 이를 변론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제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개전의 정상이 현저하다고 보아 선고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3. 핵심 쟁점 – 성범죄 벌금 100만 원 이상과 당연퇴직

가. 공무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33조는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를 규정하면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규정된 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을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제33조 제6호의3). 형법상 강제추행, 공연음란 등은 모두 위 특례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69조는 재직 중인 공무원이 제33조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당연히 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방공무원법 역시 제31조(결격사유)와 제61조(당연퇴직)에서 동일한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나. 교원의 경우

국·공립학교 교원은 교육공무원으로서 위 국가공무원법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며, 사립학교 교원도 사립학교법에 따라 공무원 결격사유가 준용됩니다. 나아가 교육공무원법은 성폭력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의 교원 임용을 별도로 제한하고 있어, 교원에게는 그 불이익이 더욱 무겁습니다.

다. 공공기관 및 국립대학병원 직원의 경우

공공기관, 국립대학병원, 지방공기업 등은 대부분 내부 인사규정에서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를 그대로 준용하여 채용결격 및 당연퇴직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의뢰인의 직장 역시 인사규정에서 성폭력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을 채용결격 사유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의료기관 종사자의 경우, 성범죄로 형을 선고받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취업제한명령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라. 당연퇴직의 법적 성격

당연퇴직은 징계와 달리 별도의 처분이나 재량 판단 없이,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판결이 확정되는 시점에 법률상 당연히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후 기관이 하는 퇴직 발령은 이미 발생한 퇴직 사실을 알리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판결 확정 후에는 이를 다툴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결국 형사재판 단계에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결과를 얻는 것이 유일한 방어 수단입니다.

4. 왜 '선고유예'여야 했는가

당연퇴직을 피하기 위해서는 ① 벌금액을 100만 원 미만으로 낮추거나, ② 형의 선고 자체를 유예받아야 합니다.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발령된 사건에서 100만 원 미만으로 감경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웠으므로, 선고유예를 목표로 변론을 구성하였습니다.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제도이므로,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선고유예 후 2년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형법 제60조).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국가공무원법은 성폭력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도 당연퇴직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제33조 제5호, 제69조 제1호 단서). 따라서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의 선고유예라면 당연퇴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은 벌금형의 선고유예였기에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5. 검사의 항소와 반박

검사는 원심이 약식명령 당시 이미 고려된 사정을 이유로 벌금 감경도 아닌 선고유예를 선고한 것은 양형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며 항소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소속에 비추어 유죄 판결이 곧바로 직장 내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하였습니다.

  • 양형 재량권 일탈 주장에 대하여: 당연퇴직이라는 결정적 사정은 약식명령 단계에서 소명되지 못하였고, 정식재판에서 비로소 심리되었습니다. 원심은 이를 고려하여 형법 제59조의 요건 범위 내에서 선고유예를 선택한 것이므로 재량권 일탈이 아닙니다.
  • 직장 불이익 부정 주장에 대하여: 재직 사실과 인사규정을 객관적 자료로 제출하여, 유죄 판결이 당연퇴직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입증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항소심이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항소심 기일이 다수 사건으로 매우 촉박하게 진행되자, 기존 항소이유서와 별도로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반박만을 압축한 변론요지서를 추가로 제출하였습니다.

결국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었고, 선고유예가 확정되었습니다.

6. 이 사건의 법률 포인트

  •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 청구: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약식명령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 다만 같은 종류의 형 범위에서는 벌금액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 당연퇴직 대상자에게 벌금 감경은 의미가 없을 수 있음: 공무원, 교원, 공공기관·국립대학병원 직원 등은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연퇴직됩니다. 벌금액이 아니라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기준으로 변론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 약식명령 단계에서의 소명 부족: 약식명령은 서면 심리만으로 이루어지므로, 직업상 불이익과 같은 결정적 사정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있다면 정식재판을 통해 다툴 실익이 있습니다.

7. 맺음말

공무원, 교원, 공공기관 종사자에게 성범죄 벌금형은 단순한 금전적 처벌이 아니라 직업을 잃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미 약식명령을 받으셨더라도 당연퇴직 등 신분상 불이익이 문제 된다면, 정식재판 청구 기간(약식명령 고지일로부터 7일) 내에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성범죄·공무원 형사사건·약식명령 정식재판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