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학대 메시지가 '차단된 메시지함'에 들어가 아동이 보지 못했다면, 아동학대로 처벌받지 않을까요?

[ 핵심 요약 ]

  • 상황: 아동에게 성기 사진과 음란 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보냈으나, 보호자가 미리 발신자 번호를 차단해 두어 메시지가 '차단된 메시지보관함'으로 들어갔고 아동이 실제로 확인하지 못한 경우
  • 쟁점: 아동이 메시지를 직접 보거나 인식하지 못했는데도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가 성립하는지
  • 결론: 대법원은 아동이 객관적으로 메시지를 접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성적 학대행위의 기수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아동학대·아동 대상 성범죄 사건 다수 수행)

1.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에게 먹을 것을 사주겠다며 접근하였고, 이 과정에서 아동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아동의 휴대전화로 자신의 성기 사진 1장과 음란 메시지를 2차례 전송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동의 어머니가 이미 피고인의 연락처를 차단해 두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보낸 메시지는 모두 '차단된 메시지보관함'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결국 아동은 그 메시지를 실제로 보지 못하였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로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2. 적용 법조

아동복지법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

아동복지법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의2. 제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 사진과 메시지를 전송하였더라도 아동이 실제로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3. 원심의 판단 – 무죄

제1심은 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심은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원심이 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동이 메시지를 직접 인식하지 않았는데도, 음란한 메시지가 아동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다는 사정만으로 성적 학대행위가 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의 연락처를 차단해 두었기 때문에 아동이 메시지를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 그 밖에 아동이 메시지를 보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습니다.

즉, 원심은 아동이 '실제로 보았는지'를 처벌의 기준으로 보았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 인식 가능한 상태에 이르면 기수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판단하였습니다.

(1) 성적 학대행위의 의미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는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말합니다. 성폭행에 이르지 않는 성적 행위라도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나고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 등 인격발달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 이에 해당합니다(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7도3448 판결,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7143 판결 등).

(2) 위험 또는 가능성만으로 충분
이러한 성적 학대행위에는 현실적으로 아동의 인격발달을 해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또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행위로 그러한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합니다.

(3) 방법과 수단에 제한 없음
성적 학대행위의 방법이나 수단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습니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이나 휴대전화 등 통신매체를 통해 음란한 말, 글, 영상을 아동에게 도달하게 하는 방법으로도 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4) 객관적 인식 가능성이 있으면 기수
이 경우 아동이 음란한 내용을 직접 접하거나 인식한 때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이를 접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인격발달을 저해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생긴 것으로 보아 범죄의 기수가 성립합니다.

결국 대법원은 피고인이 보낸 메시지가 아동 휴대전화의 '차단된 메시지보관함'에 저장되었고, 아동이 언제든지 그 메시지에 손쉽게 접근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으므로 아동학대의 기수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이 판결은 통신매체를 이용한 아동 대상 성적 학대 사건에서 '아동이 실제로 보았는지'가 처벌의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아이가 메시지를 읽지 않았다", "보호자가 먼저 발견해서 아이는 모른다"는 사정을 들어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 따르면, 메시지가 아동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아동이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상태였다면 그러한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이러한 사건을 맡을 때 단순히 '아동이 봤는지 여부'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음 사항을 꼼꼼히 검토합니다.

  • 전송된 내용이 객관적으로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 수준인지
  • 메시지가 실제로 아동의 기기에 도달하였는지, 도달하였다면 어떤 상태로 저장되었는지
  • 행위자가 상대방이 아동이라는 사실과 그 위험성을 인식하였는지
  • 피해 회복, 재범 방지 노력 등 양형에 반영될 수 있는 사정

6.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았다면 무죄 아닌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아동이 객관적으로 메시지를 접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기수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열람 여부는 범죄 성립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Q. 상대방이 저를 차단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차단된 메시지보관함에 메시지가 저장되어 아동이 언제든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러한 경우였습니다.

Q. 성적 학대를 할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성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행위로 아동의 인격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 인식하였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7. 맺음말

아동에게 음란한 사진이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아동이 이를 실제로 확인하지 못하였더라도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메시지가 '차단된 메시지보관함'에 들어간 경우에도 아동이 언제든 이를 볼 수 있는 상태였다면 범죄가 완성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아동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 아동의 실제 인식 여부보다 메시지가 도달한 상태와 내용의 성격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사건 대응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 아동학대, 통신매체이용음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형사사건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