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 요약 ]
- 상황: 업무상 동료(또는 상사)로부터 개인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전달받아 알고 있던 사람이, 본인의 목적(제보 자료 확보 등)을 위해 상대방 몰래 메일 계정에 로그인하여 메일을 검색·캡처한 경우
- 쟁점: 계정 주인이 직접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경우에도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 결론: 접근권한은 계정 주인이 아니라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승낙받은 범위를 넘어 본인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접속했다면 정보통신망 침해죄가 성립하며, 실제 사건에서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정보통신망법위반·개인정보 관련 형사사건 다수 수행)
1.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람은 피해자 본인이었습니다
채다은 변호사가 소개하는 사건에서 피고인은 평소 업무와 관련하여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받아 피해자의 개인 메일 계정에 접속한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채용비리를 제보하면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피해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 메일 계정에 로그인하여 메일을 검색하고, 피해자가 특정인에게 보낸 이메일을 캡처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다음과 같이 무죄를 주장하였습니다.
- 피해자가 직접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사용하도록 하였다
- 이메일 서비스제공자 역시 이용자가 제3자에게 접속을 승낙하는 것에 동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비밀번호를 해킹한 것도 아니고 본인이 알려준 것인데 처벌될 수 있는지, 이 부분이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2. 관련 법 조항
정보통신망법 제48조(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정보통신망법 제71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48조제1항을 위반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자
3. 접근권한의 기준은 '서비스제공자'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개별 이용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규정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과 그 안에 담긴 정보의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따라서 접근권한을 부여하고 그 범위를 정하는 주체는 이용자가 아니라 서비스제공자입니다.
대법원은 이 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도870 판결).
- 가상공간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행위자의 인격을 표상하는 것이므로, 무분별한 아이디 공유는 해킹과 마찬가지로 정보통신망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이용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며 사용을 승낙했더라도, 원칙적으로 제3자에게는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습니다.
-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접근권한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1) 이용자의 심부름꾼에 불과한 경우: 제3자가 이용자의 의도에 따라 이용자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는 등, 사회통념상 이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경우
(2) 서비스제공자가 승낙 권한을 부여한 경우: 서비스제공자가 이용자에게 제3자의 사용을 승낙할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3) 서비스제공자의 동의가 추인되는 경우: 제3자의 사용 사정을 알렸다면 서비스제공자도 동의하였으리라고 볼 수 있는 경우
4. 법원의 판단 – 벌금 300만 원
법원은 위 법리를 이 사건에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첫째, 피해자가 업무상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실은 있으나, 아무런 제한 없이 접속해도 된다는 포괄적 승낙은 아니었습니다. 피해자의 '특별한 지시'나 '확인 요청'이 있을 때에만 접속하도록 허락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둘째,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메일을 검색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피해자가 직접 사용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셋째, 피고인은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피해자의 접근권한을 함부로 사용한 것이므로, 서비스제공자가 이에 동의하였으리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이 서비스제공자로부터 해당 메일 계정의 사용 권한을 부여받지 않은 이상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다고 보아 정보통신망법위반죄를 인정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가 강조하는 점
이 사건처럼 공익 제보나 부정행위 증거 확보라는 동기가 있었더라도, 그 수단이 타인의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는 것이라면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제보의 정당성과 증거 수집 방법의 적법성은 별개로 판단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정보통신망 침해 사건에서 다음 사항을 중점적으로 검토합니다.
- 계정 주인이 아이디·비밀번호를 알려준 경위와 목적
- 승낙의 범위가 포괄적이었는지, 특정 업무에 한정되었는지
- 접속 당시 계정 주인의 지시나 요청이 있었는지
- 접속이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같은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이라도, 위 사정에 따라 유무죄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직접 비밀번호를 알려줬는데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네. 접근권한은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비밀번호를 전달받았더라도 승낙 범위를 넘어 본인의 목적으로 접속했다면 정보통신망 침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부정행위를 신고하기 위한 증거 수집이었다면 괜찮지 않나요?
A. 제보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타인의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는 행위 자체는 별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증거 수집 전에 적법한 방법인지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가족이나 연인의 계정에 접속한 경우에도 해당되나요?
A. 가까운 관계라도 원칙은 같습니다. 계정 주인의 요청에 따라 그 사람을 위해 대신 처리해 준 경우가 아니라면, 몰래 접속하여 메일이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7. 맺음말
타인의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미 알고 있다고 해서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접근권한을 서비스제공자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며, 계정 주인의 승낙이 있었더라도 그 범위를 넘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접속했다면 정보통신망 침해죄를 인정합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이러한 사건에서 승낙의 범위와 접속 경위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사건의 결론을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정보통신망법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타인 계정 무단접속,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형사사건 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