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상공개 기준 – 같은 강력범죄인데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는 사건과 공개되지 않는 사건의 차이

[ 핵심 요약 ]

  • 상황: 언론에 보도되는 강력사건 중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는 사건이 있는 반면, 사회적 공분을 산 사건임에도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 사건이 있는 경우
  • 쟁점: 같은 강력사건인데 신상공개 여부가 달라지는 기준은 무엇인지
  • 결론: 신상공개 대상 범죄에 해당하더라도 충분한 증거,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며, 피해자가 특정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공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성범죄·강력범죄 사건 다수 수행)

1. 왜 어떤 사건은 공개되고, 어떤 사건은 공개되지 않을까요

언론에는 매일같이 강력사건이 보도됩니다. 그런데 어떤 사건은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나이가 공개되는 반면, 많은 분들의 공분을 산 사건임에도 피의자의 신상이 끝내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렇게 끔찍한 사건인데 왜 공개하지 않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최근 피의자 신상공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신상공개 여부를 두고 "해당 범죄는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다"라는 식의 부정확한 설명이 나오기도 합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이번 글에서 피의자 신상공개의 법적 근거와 요건을 살펴보고, 같은 강력사건이라도 신상공개 여부가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2. 피의자 신상공개는 어떤 법률에 근거합니까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의 얼굴, 성명, 나이를 공개하는 제도는 과거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제8조의2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25조에 나뉘어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두 법률의 요건과 절차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 형평성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현재는 2024. 1. 25.부터 시행된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이 수사 및 재판 단계의 신상정보 공개를 통합하여 규율하고 있으며, 신상정보 공개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됩니다.

3. 신상공개 대상 범죄 – 특정중대범죄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신상공개가 가능한 '특정중대범죄'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2조(정의) 주요 내용

  • 형법상 내란·외환의 죄, 범죄단체조직죄, 폭발물사용죄,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죄
  • 중상해·특수상해·상해치사·폭행치사상(중상해 또는 사망에 이른 경우)
  • 특정강력범죄법 제2조의 특정강력범죄
  • 성폭력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
  •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일부 제외)
  • 마약류관리법 제58조의 죄(일부 제외)

이 중 특정강력범죄의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살인(미수범 포함)
  • 약취·유인·인신매매
  • 강간등 상해·치상, 강간등 살인·치사
  • 흉기 휴대 또는 2명 이상 합동하여 범한 강간·강제추행 등
  • 강도, 특수강도, 강도상해·치상, 강도살인·치사, 강도강간
  • 범죄단체 등의 구성·활동

예를 들어 준강간치사죄는 형법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치사)에 해당하므로 특정강력범죄이자 성폭력범죄로서 신상공개 대상 범죄에 포함됩니다. 이처럼 언론에 보도되는 강력사건의 상당수는 대상 범죄에 해당하며, 신상공개 여부는 대부분 아래의 요건 판단에서 갈립니다.

4. 신상공개의 요건

대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1) 범행수단의 잔인성과 중대한 피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을 것 (방화, 상해·폭행치사상, 특정강력범죄 등 일부 범죄에 한하여 요구)
(2) 충분한 증거: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3)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
(4) 미성년자 제외: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공개하지 않음

공개 여부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됩니다. 공개 결정 시 피의자에게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30일간 공개하며, 현행법은 피의자의 최근 모습을 촬영하여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소제기 이후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피고인의 신상도 공개할 수 있습니다.

5. 공개 여부를 가르는 핵심 – 공공의 이익과 피해자 보호

채다은 변호사는 신상공개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건으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을 꼽습니다.

신상공개는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피의자의 인격권과 명예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처분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국민의 알권리 및 범죄예방이라는 공익과 피의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을 비교형량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로 고려되는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개 쪽으로 작용하는 사정

  •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행이거나 피해자가 여러 명인 경우
  • 범행이 계획적이고 수법이 잔혹한 경우
  • 자백, CCTV, 과학적 증거 등으로 범행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
  • 재범의 위험성이 높아 사회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는 경우

(2) 비공개 쪽으로 작용하는 사정

  •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되면 피해자가 특정될 우려가 있는 경우
  •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증거관계가 다투어지는 경우
  • 피의자의 나이, 사회복귀 가능성 등 공개로 인한 불이익이 지나치게 큰 경우
  • 공개가 범죄예방이나 재범방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어려운 경우

특히 중요한 기준은 피해자 보호입니다.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됨으로써 사건 내용과 결합하여 피해자가 누구인지 드러날 우려가 있다면, 아무리 죄질이 나쁜 강력범죄라 하더라도 신상공개는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6. 피해자 보호를 위해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대표적인 경우 – 친족 간 범죄

친족 간 강간이나 살인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되면 가족관계를 통해 피해자가 누구인지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이러한 사건에서는 대부분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피의자와 피해자가 같은 학교, 직장, 지역 공동체에 속해 있는 경우에도 피의자의 신상이 알려지면 피해자가 특정될 위험이 커집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신상공개 여부를 판단할 때 범죄의 중대성만큼이나 공개로 인해 피해자가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가 중요하게 고려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살인이나 성폭력 같은 중대범죄라면 무조건 신상이 공개되나요?
A. 아닙니다. 대상 범죄에 해당하더라도 충분한 증거,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성 등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며, 피해자가 특정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지면 바로 얼굴이 공개되나요?
A. 신상공개 결정을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둔 뒤 공개하며, 공개 기간은 30일입니다. 피의자는 이 기간에 법적 절차를 통해 결정을 다툴 수 있습니다.

Q. 신상이 공개된 후 무혐의나 무죄가 나오면 어떻게 되나요?
A. 공개된 신상정보는 삭제되며,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수사 단계에서 공개되지 않았다면 이후에도 공개되지 않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소제기 이후에도 검사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피고인의 신상공개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8. 맺음말

신상공개 대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해서 피의자의 신상이 반드시 공개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공공의 이익과 피의자의 인권, 그리고 무엇보다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개 여부를 결정합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강력사건 중 신상공개 여부가 엇갈리는 것은 바로 이 비교형량의 결과입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피의자 신상공개 문제는 요건과 절차가 복잡하고, 공개 결정 이후의 대응도 시간이 촉박하므로, 형사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와 상담하여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피의자 신상공개 대응, 성범죄·강력범죄 수사 및 형사재판, 신상정보 등록·공개 관련 형사사건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