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탁금, 민사 손해배상에서 깎일까? – 공탁금 수령 여부가 민사소송에 미치는 영향

[ 핵심 요약 ]

  • 상황: 형사재판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위해 형사공탁을 했고, 이후 피해자가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경우
  • 쟁점: 형사공탁금이 민사소송에서 인정되는 손해배상액(위자료)에서 공제되는지
  • 결론: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했다면 그 금액만큼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고, 수령하지 않았다면 공제되지 않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형사사건 및 관련 민사 손해배상 사건 다수 수행)

1. 형사공탁이란 무엇인가요?

형사사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가해자에게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피해자와 직접 합의하기 어려운 가해자가 법원에 손해배상금 명목의 돈을 맡기는 제도가 형사공탁입니다.

공탁법 제5조의2(형사공탁의 특례) ①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그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이하 "형사공탁"이라 한다)은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다.

형사공탁은 형사재판에서 양형 사유로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형사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가 민사소송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면, "이미 공탁한 돈은 빼고 계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에 대한 답은 피해자가 공탁금을 실제로 찾아갔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2. 사례 ① 공탁금을 수령한 경우 – 위자료에서 그대로 공제

가해자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된 형사사건에서, 가해자는 형사재판 중 피해자를 위해 약 2,000만 원을 형사공탁했습니다. 피해자 측은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공탁금 수령을 거절했습니다.

이후 피해자 측이 민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진행 중 "공탁금을 수령하였다"고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위자료를 3,000만 원으로 정한 뒤, 이미 수령한 공탁금을 공제하여 가해자가 추가로 지급할 위자료를 1,000만 원으로 판단했습니다.

형사재판 중에는 수령을 거절했더라도, 결국 수령했다면 수령 시점과 관계없이 그 금액은 손해배상액에서 빠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3. 사례 ②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은 경우 – 공제되지 않음

다른 형사사건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고, 가해자는 형사재판 중 500만 원을 형사공탁했습니다.

민사소송에서 가해자 측은 "공탁한 500만 원을 손해액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 측이 공탁금을 출금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반영하지 않았고, 위자료 700만 원 전액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지연손해금 역시 공제 없이 전액을 기준으로 계산되었습니다.

4. 왜 결과가 달라지나요?

구분사례 ① 수령사례 ② 미수령
법원이 정한 위자료3,000만 원700만 원
형사공탁금2,000만 원500만 원
공제 여부공제공제 안 됨
민사판결로 지급할 금액1,000만 원700만 원

형사공탁은 법적으로 변제공탁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형사공탁금은 대부분 민사에서 최종 인정되는 손해배상액 전부가 아니라 그 일부에 해당합니다. 채무 전액이 아닌 일부만 공탁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공탁만으로 변제의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반면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하면 그 금액은 손해배상금의 일부 변제에 충당됩니다. 따라서 수령한 금액만큼은 민사소송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공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피해자가 '받았다'는 사실이 있어야 공제됩니다.

5. 채다은 변호사의 조언

채다은 변호사는 형사공탁 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 모두에게 다음 점을 강조합니다.

◆ 피해자 측이라면
공탁금을 수령하면 민사소송에서 인용되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미 받은 금액이 공제되는 것일 뿐,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전체 손해배상액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공탁금과 민사판결로 받는 금액을 합하면 결국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액 전체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탁금이 이미 상당한 금액이라면,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하더라도 실제로 더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 등 소송비용이 발생하고, 일부 패소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소송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보다는, 사건의 내용과 예상 위자료 수준에 비추어 공탁금이 이미 상당한 금액인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가해자 측이라면
형사공탁을 했다고 해서 민사 책임까지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특히 형사공탁한 금액이 지나치게 적은 경우에는 형사재판에서 양형상 유리한 사정으로 충분히 참작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후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상당한 금액을 추가로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형사와 민사 어느 쪽에서도 공탁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형사공탁을 할 때에는 사건의 내용, 피해 정도, 유사 사건에서 인정되는 손해배상액 수준 등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 규모의 금액을 공탁하는 것이 적절한지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미 형사공탁을 한 상황에서 민사소송이 제기되었다면, 재판부에 형사공탁을 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원고가 공탁금을 수령해 갔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수령 사실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공제를 주장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은 상태라면 민사판결에서는 공탁금과 별개로 손해배상액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재판 중에는 공탁금을 받지 않다가 민사소송 중에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수령 시점과 관계없이, 수령한 이상 그 금액은 민사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됩니다.

Q. 공탁금을 받지 않으면 가해자는 이중으로 돈을 내는 것 아닌가요?
A.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은 공탁금은 변제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민사판결에서는 공제 없이 손해배상액 전액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판결 이후 공탁금을 수령하는 경우에는 이중 수령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별도의 법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Q. 공탁금을 수령하면 합의한 것으로 보나요?
A. 아닙니다. 형사공탁과 합의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통상적으로 합의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인 반면, 공탁금 수령은 단순히 피해자가 금전적인 피해배상을 받았다는 의미에 불과합니다.

7. 맺음말

같은 형사공탁이라도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했는지 여부에 따라 민사소송의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수령했다면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고, 수령하지 않았다면 공제되지 않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형사공탁 여부와 수령 여부를 결정할 때, 형사재판의 양형뿐만 아니라 이후 이어질 민사 손해배상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형사공탁, 공탁금 수령 및 회수, 범죄 피해 민사 손해배상청구 등 형사·민사 관련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