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 요약 ]
- 상황: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수업 중 계속 항의하며 수업을 방해한 학생에게 "거짓말", "사기꾼" 등의 발언을 하고, 알림장 앱에 해당 학생을 지칭하는 글을 게시하여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으로 기소된 사안
- 쟁점: 교사의 지도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발언이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 결론: 항소심은 정서적 학대로 보았으나, 대법원은 수업방해 상황에서의 지도행위로서 교사의 재량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정서적 학대의 고의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아동학대·교사 아동학대 사건 다수 수행)
1. 사건의 개요
초등학교 교사인 피고인은 체육 수행평가를 실시하던 중, 한 학생으로부터 평가 항목 중 일부를 하지 못하였다는 항의를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학생은 이어진 수업시간까지 계속하여 큰 소리로 항의하며 피고인에게 대들었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학생을 교실 뒤로 나가게 하고 반성문을 작성하도록 하면서 "너 왜 거짓말 해. 사기꾼. 너희들은 쟤처럼 거짓말하는 애가 되지 마라. 꼴 보기 싫어.",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라고 말하였습니다. 같은 날 부모들이 확인하는 알림장 앱에는 해당 학생을 지칭하여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꾸며 울면서 억울하다고 우기는 학생이 있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다음 날에는 학생의 부친이 면담을 위해 학교에 찾아오겠다는 연락을 받고, 학생을 연구실로 데려가 "너희 부모는 너 유치원 다닐 때도 난리였지? 아니 난리를 쳤겠지."라고 말하였습니다.
검찰은 위 행위들이 피해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을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으로 기소하였습니다.
2. 항소심과 대법원의 엇갈린 판단
항소심 법원은 수업시간 발언, 알림장 게시행위, 연구실 발언 모두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정반대로 판단하여, 위 행위들을 정서적 학대행위로 볼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하였습니다(대법원 2024도6945 판결).
3. '정서적 학대행위'의 판단 기준
아동복지법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정서적 학대행위'의 의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법리를 밝혔습니다.
(1) 정서적 학대의 의미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 및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아동복지법의 입법체계 등을 종합하면, 정서적 학대행위란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를 의미합니다(헌법재판소 2015. 10. 21. 선고 2014헌바266 결정 참조).
(2) 종합적 고려 요소
어떠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4도9609 판결 등 참조).
-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보인 태도
- 피해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 행위에 대한 피해아동의 반응 및 행위 전후의 상태 변화
-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 행위가 피해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즉, 아동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정서적 학대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학대나 유기·방임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4. 대법원이 정서적 학대를 부정한 이유
(1) 수업방해 상황에서의 정당한 지도 재량
피해아동의 행위는 교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담임교사의 교권을 침해하는 수업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담임교사는 이러한 학생에 대한 지도행위와 관련하여 일정한 재량권을 가지며, 피고인의 발언이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발언의 의도 – 교육적 조치 과정
피고인의 발언이 다소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이는 교육적 조치 과정에서 거짓말이 심각한 잘못임을 강조하던 중,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학생을 따끔한 지적으로 진정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하였습니다.
(3) 폭언·유형력 행사의 부재
피고인이 별도로 폭언을 하거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피고인의 발언이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정서적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가 보는 실무상 포인트
채다은 변호사는 교사 아동학대 사건을 수행하면서, 문제된 발언 한두 마디만 떼어내어 평가될 때 교사에게 불리한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판결에서도 발언 자체만 보면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 표현들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수업방해 상황, 지도의 목적, 폭언·유형력 행사 여부를 함께 살펴 결론을 달리하였습니다.
따라서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되거나 수사를 받게 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초기부터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해당 학생의 행동이 수업 진행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 교사가 어떤 단계의 지도를 거쳐 문제된 발언이나 조치에 이르게 되었는지
- 발언의 목적이 교육적 지도였는지, 이후 학생의 상태 변화가 어떠했는지
-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는지, 일회적인 상황이었는지
6. 자주 묻는 질문
Q. 교사가 학생에게 부적절한 말을 하면 무조건 정서적 학대가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정서적 학대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여야 하며, 경위·의도·정도·반복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다만 발언의 내용과 정도에 따라 학대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학생이 수업을 방해했다는 사정이 형사재판에서 고려되나요?
A. 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학생의 행위가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권을 침해하는 수업방해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삼았습니다.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항소심에서 유죄가 나와도 다툴 여지가 있나요?
A.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항소심에서 정서적 학대가 인정되었더라도, 대법원이 법리 적용의 잘못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결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여 상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7. 맺음말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교사의 지도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발언 자체만이 아니라 그 경위와 목적, 수업방해 상황, 교사의 지도 재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입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교사 아동학대 사건에서 당시 교실 상황과 지도의 맥락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하여 법원에 전달하는 것이 결론을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위 기준에 따라 개별 사안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교사 아동학대, 아동복지법위반(정서적 학대), 아동학대처벌법위반 수사·재판·항소·상고 등 형사사건 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