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 요약 ]
- 상황: 교제 중 촬영한 피해자의 나체 사진과 성행위 동영상을, 헤어진 뒤 텔레그램 등으로 제3자에게 제공하면서 피해자의 인적사항까지 함께 넘긴 사건
- 쟁점: 성폭력범죄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한 경우에도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 결론: 제24조 제2항이 보호하는 '피해자'는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피해자에 한정되므로, 그 이전에 인적사항을 제공한 부분은 무죄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성범죄 및 성폭력처벌법위반 사건 다수 수행)
1. 사건의 개요
안녕하세요. 채다은 변호사입니다. 최신 대법원 판례를 하나씩 정리하고 있는데, 오늘은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에 관한 판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하던 중 피해자의 나체 사진과 성행위 동영상을 촬영하여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헤어진 뒤, 피고인은 이 사진 등을 텔레그램 등을 통해 타인에게 제공하였고, 피해자의 인적사항도 함께 제공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성폭력처벌법위반(비밀준수등)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2. 관련 규정
성폭력처벌법 제24조는 성범죄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4조(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 누설 금지)
① 성폭력범죄의 수사, 공소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 또는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은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사항과 사진 등 또는 그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②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신문 등 인쇄물에 싣거나 「방송법」 제2조제1호에 따른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
성폭력처벌법 제50조(벌칙)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24조 제2항을 위반하여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사진 등을 공개한 자
3. 대법원의 판단 – 제2항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1) 제1항의 피해자: 수사·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피해자
제24조 제1항의 처벌 대상은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 또는 그 직에 있었던 사람'으로 특별히 정해져 있습니다. 이는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한 규정입니다. 따라서 이 조항의 '피해자'는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피해자임이 문언상 명백합니다.
(2) 제2항의 피해자: '제1항에 따른 피해자'로 한정
제24조 제2항은 처벌 주체를 '누구든지'로 확대하면서도, 보호대상은 '피해자'나 '성폭력범죄 피해자'로 포괄적으로 정하지 않고 '제1항에 따른 피해자'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2항의 피해자 역시 제1항과 동일하게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피해자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3) '모든 성폭력범죄 피해자'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위반
대법원은 제2항의 피해자를 '모든 성폭력범죄 피해자'로 해석하는 것은 명문 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결론 – 해당 혐의 부분 무죄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제공할 당시 성폭력범죄 수사가 개시되지 않았거나, 피고인이 수사가 진행 중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 성폭력처벌법위반(비밀준수등)으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이유로 해당 부분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였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가 강조하는 주의점 – "처벌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판례를 두고 "피해자 신상을 유포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오해하시면 곤란합니다.
해당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다른 범죄 혐의들이 인정되어 실제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이 무죄로 본 것은 성폭력처벌법위반(비밀준수등) 혐의 부분에 한정되며, 그 이유도 행위가 정당해서가 아니라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해당 조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을 수행할 때 공소사실 하나하나가 적용 법조의 구성요건에 정확히 들어맞는지를 꼼꼼히 검토합니다. 같은 행위라도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 행위 당시 수사가 개시되어 있었는지, 피고인이 이를 인식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성범죄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아직 고소 전이었습니다. 처벌받지 않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 위반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촬영물 유포, 명예훼손 등 다른 범죄가 성립할 수 있으므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Q. 수사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고 피해자 신상을 공개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이 경우 피해자는 '제1항에 따른 피해자'에 해당하므로, 동의 없이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공개했다면 제24조 제2항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Q. 수사 개시 여부는 누가, 어떻게 판단하나요?
A. 고소 접수 시점, 수사기관의 수사 착수 시점, 피고인의 인식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록을 검토할 수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7. 맺음말
이번 대법원 판결은 성폭력처벌법 제24조 제2항의 보호대상인 '피해자'가 수사 또는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되었던 피해자에 한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형벌 조항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판결입니다. 다만 이는 특정 혐의에 대한 법리적 판단일 뿐, 피해자의 신상이나 촬영물을 유포하는 행위는 다른 범죄로 엄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에서 각 혐의별 구성요건을 정확히 따져 보는 것이 사건의 결론을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성폭력처벌법위반(비밀준수등), 불법촬영물 유포·반포, 성범죄 수사·재판 대응 등 형사사건 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