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공동현관·계단·현관문 앞까지만 들어가도 주거침입죄가 될까? (대법원 판결)

[ 핵심 요약 ]

  • 상황: 잠금장치가 없는 빌라 공동현관과 공용 계단을 통해 전 연인의 집 현관문 앞까지 야간에 3차례 들어간 경우
  • 쟁점: 세대 내부(현관문 안)까지 들어가지 않고 공용 부분에만 출입한 경우에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 결론: 대법원은 공동주택의 공용 계단, 복도, 세대별 현관문 앞부분도 '사람의 주거'에 해당하며, 건물 구조, 출입 통제 방식, 출입 목적과 시간 등을 종합하여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쳤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주거침입·스토킹·성범죄 등 형사사건 다수 수행)

1. 현관문 안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주거침입인가요?

A는 전 여자친구 X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거나, X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현관문에 걸어두거나, X가 다른 남성과 찍은 사진을 올려두려는 의도로, 총 3차례에 걸쳐 야간에 X가 거주하는 빌라 건물의 공동현관과 계단을 통해 2층 X의 현관문 앞까지 들어갔습니다.

이 일로 A는 주거침입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A는 X의 개인 공간인 현관문 안까지 들어간 것이 아니므로 주거에 침입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아마도 "배달기사도 아무렇지 않게 복도에 들어와 현관문 앞에 음식이나 물건을 두고 가는데, 그렇다면 그들도 모두 주거침입이냐"는 논리를 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2.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도 '주거'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도15164 판결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연립주택⋅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내부의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 복도 등 공용 부분도 그 거주자들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 거주자가 아닌 외부인이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에 출입한 것이 공동주택 거주자들에 대한 주거침입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공용 부분이 일반 공중의 출입이 허용된 공간이 아니고 주거로 사용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 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하는 부분으로서 거주자들 또는 관리자에 의하여 외부인의 출입에 대한 통제⋅관리가 예정되어 있어 거주자들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인지, 공동주택의 거주자들이나 관리자가 평소 외부인이 그곳에 출입하는 것을 통제⋅관리하였는지 등의 사정과 외부인의 출입 목적 및 경위, 출입의 태양과 출입한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는지'의 관점에서 객관적⋅외형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바로 침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침입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종국적으로는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지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를 평가할 때 고려할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때 그 고려의 정도는 주거 등의 형태와 용도⋅성질, 외부인에 대한 출입의 통제⋅관리 방식과 상태 등 출입 당시 상황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아파트나 빌라의 1층 공동현관에 잠금장치가 없어 여러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구조라면, 공용 부분까지 들어간 것이 주거침입에 해당하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건물의 구조뿐만 아니라, 주거침입죄가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때에 성립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거주자가 동의한 출입인지, 동의하지 않은 출입인지도 함께 따져보아야 합니다.

3. 대법원은 이 사건을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근거로, A가 X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빌라 건물에 출입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건물의 성격: 약 10세대가 거주하는 전형적인 다세대주택으로, 공동현관·공용 계단·세대별 현관문 앞부분은 거주자들의 '확장된 주거공간'으로서의 성격이 강하여 외부인의 출입이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보기 어려움

(2) 출입 통제의 표시: 1층 주차장 천장에 CCTV가 2대 이상 설치되어 있고, 기둥 벽면에 ‘CCTV 작동 중', '외부차량 주차금지' 문구가 기재되어 있음

(3) 시정장치가 없었던 점에 대한 평가: 당시 CCTV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고 공동현관에 도어락도 없었으나, CCTV 설치와 안내 문구를 통해 주차장 및 이와 연결된 빌라 건물 일체에 대한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통제·관리한다는 취지를 대외적으로 표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음

(4) 출입의 목적과 태양: 전 연인 관계, 몰래 녹음·불안감 유발 문구가 적힌 물건 부착 등의 출입 목적, 야간이라는 출입 시간, 출입 전후의 행동, X의 의사와 행동, 사회 통념 등

즉, 도어락이 없는 열린 공동현관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주거침입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출입의 목적과 방식이 거주자의 평온을 해치는 것이라면 현관문 안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주거침입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채다은 변호사의 사건 검토 방식

주거침입죄는 매우 섬세하게 따져보아야 하는 범죄입니다. 실제로 방문을 열고 들어갔더라도 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내부까지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죄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주거침입 사건을 검토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 출입한 공간이 세대 전용 부분인지, 공용 부분인지
  • 공동현관 잠금장치, CCTV, 안내 문구 등 외부인 출입 통제·관리 상태
  • 거주자의 동의 여부 및 피고인과 거주자의 관계
  • 출입 목적, 경위, 시간, 횟수 및 출입 전후의 행동

이러한 사정은 사건마다 다르게 평가되므로, 사건 현장의 구조와 구체적인 경위를 바탕으로 유·무죄를 다툴 수 있는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공동현관에 도어락이 없으면 주거침입이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시정장치가 없더라도 CCTV 설치나 안내 문구 등으로 외부인 출입을 통제·관리한다는 취지가 표시되어 있고, 출입 목적과 방식이 거주자의 평온을 해치는 경우라면 주거침입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Q. 배달기사나 택배기사가 복도에 들어오는 것도 주거침입인가요?
A. 일반적으로 아닙니다. 배달이나 택배는 거주자가 주문하거나 예정된 방문으로, 거주자의 의사에 부합하고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출입 태양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거침입 여부는 출입 목적, 경위, 거주자의 의사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Q. 집 안에 들어가지 않고 현관문 앞에 물건만 두고 왔는데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공용 계단이나 세대 현관문 앞도 '사람의 주거'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거주자에게 불안감을 줄 목적 등으로 출입하였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스토킹처벌법 위반이 함께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6. 맺음말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거주자들의 확장된 주거공간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현관문 안까지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건물 구조, 출입 통제 상태, 출입 목적과 시간 등을 종합하여 주거의 평온을 해쳤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주거침입 사건은 사건마다 판단 요소가 달라지므로, 다양한 주거침입 사례를 이해하고 있는 변호사와 함께 구체적인 사정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주거침입, 스토킹처벌법위반, 성범죄 등 형사사건 수사·재판 대응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