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신체 사진으로 협박해도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할까요?

[ 핵심 요약 ]

  • 상황: 가해자가 제3자의 신체를 촬영한 사진을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피해자의 사진인 것처럼 말하고, 이를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경우
  • 쟁점: 피해자 본인을 촬영한 것이 아닌 촬영물로 협박한 경우에도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하는지
  • 결론: 대법원은 촬영물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촬영물등이용협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도14039 판결)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디지털 성범죄 및 성폭력처벌법위반 사건 다수 수행)

1.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다른 여성의 신체 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피해자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이 마치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것처럼 말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유포할 것처럼 행세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을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으로 기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제1심과 원심은 모두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고,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2. 촬영물등이용협박죄는 매우 무겁게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성폭력처벌법은 불법촬영물 등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하는 행위를 일반 협박죄보다 무겁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성관계 영상을 단체 대화방에 뿌리겠다", "네 나체 사진을 지인들에게 보내겠다"와 같은 협박이 대표적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ㆍ강요) ①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제14조의2제2항에 따른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제1항에 따른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③ 상습으로 제1항 및 제2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이 죄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극심한 공포를 주는 악질적인 범죄라는 점을 법이 반영한 것입니다.

3. 이 사건의 특이점: 피해자가 아닌 제3자의 사진

이 사건이 특별한 이유는, 협박에 사용된 사진이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제3자의 사진이었다는 점입니다.

피해자는 자신의 사진이 유포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실제로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피해자 본인과 관련 없는 사진으로 협박한 행위를, 피해자의 신체 촬영물로 협박한 경우와 법률적으로 똑같이 평가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구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형법상의 협박죄보다 가중 처벌하고 있다. 여기서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는 '촬영물 등'을 인식하고 이를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협박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므로,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유포가능성 등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이상 구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의 죄는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참조). 그러나 '촬영물 등'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촬영물 등'을 이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4도14039 판결)

즉, 대법원은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협박을 당하는 피해자 본인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로 협박한 때에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촬영물등이용협박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첫째, 무죄가 곧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판결은 '촬영물등이용협박죄'라는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형법상 협박죄 등 다른 범죄로 처벌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둘째, 죄명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촬영물등이용협박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규정하고 있지만, 형법상 협박죄는 벌금형 선택이 가능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어떤 죄명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촬영물의 실체를 정확히 따져야 합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촬영물 관련 협박 사건에서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누구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 편집물에 해당하는지 등을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이러한 사실관계가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으로 협박한 경우에도 무죄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제14조의2에 따른 편집물(이른바 딥페이크 합성물 등)을 이용한 협박도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편집·합성된 사진이라면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촬영물이 없는데 "영상이 있다"고만 말하며 협박한 경우는 어떤가요?
A. 대법원은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을 수단으로 삼아야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촬영물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면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아닌 형법상 협박죄 등의 성립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촬영물등이용협박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협박에 사용된 촬영물의 존재 여부, 대상, 제작 경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법리상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사안인지 초기부터 다투는 것이 중요하므로, 성범죄 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7. 맺음말

이 판결은 피해자에게 공포를 준 행위라 하더라도, 무거운 가중처벌 규정은 그 구성요건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피해자가 아닌 제3자의 사진으로 협박한 경우에는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촬영물의 실체와 대상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적정한 처벌과 방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강요), 카메라등이용촬영, 허위영상물(딥페이크) 편집·반포 등 디지털 성범죄 형사사건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