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 요약 ]
- 상황: 실제 청소년의 얼굴 사진에 성명불상 여성의 나체 사진 등을 합성한 이미지(딥페이크 포함)를 제작하거나 제작을 의뢰한 경우
- 쟁점: 이러한 합성물이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 결론: 대법원은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여부는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성착취물제작죄가 무죄로 판단되었고,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죄가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디지털성범죄·아동청소년 성범죄 사건 다수 수행)
1.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SNS를 통해 성명불상자에게 청소년 피해자의 얼굴 사진과 성명불상 여성의 나체 사진 등을 합성한 합성물의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이후 이를 전송받는 방법으로 총 5회에 걸쳐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적용 법조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입니다.
검찰은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편집·반포등)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기소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은 딥페이크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2. 청소년성보호법이 정한 '성착취물'의 두 가지 유형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정의)
-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 (생략)
가. 성교 행위
나. 구강·항문 등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
다.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라. 자위 행위
즉, 법은 성착취물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1)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
(2)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성착취물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사람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없는 매우 무거운 범죄입니다. 따라서 합성물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혹은 어느 유형에도 해당하지 않는지가 처벌 수위를 결정적으로 좌우합니다.
3. 대법원의 판단 ① 딥페이크는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먼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에서 말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의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인물인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교 행위, 유사 성교 행위 등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실제 인물인 아동·청소년의 얼굴에 불상의 여성의 나체 사진 등을 합성한 합성 사진이나 일명 딥페이크 영상은 실제 인물인 아동·청소년 그 자체가 아니라 창작자가 만들어낸 아동·청소년의 이미지에 해당하여, 실제 인물인 아동·청소년이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도17801 판결 참조)
얼굴이 실제 청소년의 것이라 하더라도, 합성물 자체는 창작자가 만들어낸 '이미지'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청소년이 성적 행위를 한 영상과 같은 범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4. 대법원의 판단 ②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인지는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딥페이크 합성물이 성착취물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합성 사진 등의 내용이 아동·청소년의 성교 행위, 유사 성교 행위 등 성적 행위를 표현하는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다. 해당 여부는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규율하려는 입법 취지와 개정 경과를 염두에 두고, 합성 사진 등이 나타내고 있는 인물의 외모나 신체발육 상태, 인물의 실제 나이나 신원, 합성 사진 등의 출처나 제작 경위, 합성 사진 등의 배경과 상황 설정 등 여러 정보를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항소심(서울고법 2024. 11. 1. 선고 2024노1923 판결)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 사정을 들어 합성 사진이 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합성된 신체 부분이 발육 상태에 비추어 아동·청소년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 얼굴과 몸체 사이의 비율, 피부색의 부조화나 비대칭이 나타나는 점
- 연출된 상황에 맞지 않는 얼굴 표정과 신체 일부를 과도하게 변형시킨 부자연스러움이 있는 점
- 이에 따라 얼굴과 몸체가 서로 다른 사람의 것을 합성한 것임을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는 점
항소심은 위 사정을 종합하면,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외관상 의심의 여지 없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실제 청소년의 얼굴이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로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유추해석하는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항소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5. 그렇다고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허위영상물편집죄
성착취물제작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이와 같은 행위에는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죄가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예비적 공소사실인 허위영상물편집죄가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①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영상물 또는 음성물(이하 이 조에서 "영상물등"이라 한다)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이하 이 조에서 "편집등"이라 한다)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에 따른 편집물·합성물·가공물(이하 이 조에서 "편집물등"이라 한다)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반포등을 한 자 또는 제1항의 편집등을 할 당시에는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영리를 목적으로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⑤ 상습으로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현행법은 딥페이크를 직접 만든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소지·구입·저장하거나 시청만 한 사람까지 처벌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들지 않았다", "받기만 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6. 채다은 변호사의 실무 포인트
채다은 변호사는 딥페이크 사건에서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처벌의 무게가 전혀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물제작죄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어서 원칙적으로 집행유예조차 쉽지 않은 범죄입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죄는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 초기부터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에 해당하는지를 다투는 것이 변론의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은 실무상 다음과 같이 활용됩니다.
(1) 신체 발육 상태: 합성된 신체가 성인의 것으로 보이는지
(2) 합성의 부자연스러움: 비율, 피부색, 표정 등에서 합성임이 쉽게 드러나는지
(3) 배경과 상황 설정: 교복, 학교, 미성년자임을 드러내는 문구 등이 있는지
(4) 출처와 제작 경위: 제작 과정에서 미성년자임을 강조하거나 의도했는지
다만 이 기준은 반대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합성이 정교하여 실제 청소년처럼 보이거나, 교복·학교 등 미성년자임을 드러내는 설정이 있다면 성착취물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사건마다 구체적인 합성물의 내용과 제작 경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 청소년의 얼굴을 쓴 딥페이크면 무조건 청소년성착취물인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실제 청소년의 얼굴을 합성했더라도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인물의 외모, 신체발육 상태, 배경과 상황 설정 등을 종합할 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로 판단되면 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으면 처벌받지 않나요?
A. 아닙니다.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합성하였다면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죄가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이 죄가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Q.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의뢰해서 받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이 사건 역시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에게 제작을 의뢰하여 전송받은 사안이었습니다. 제작을 의뢰한 경우에도 제작 행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행법상 합성물을 소지·구입·저장하거나 시청만 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8. 맺음말
이번 대법원 판결은 딥페이크 합성물이 곧바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로 취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동시에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인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성착취물제작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허위영상물편집죄로 처벌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소지·시청까지 처벌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딥페이크 사건에서 합성물의 구체적 내용과 제작 경위를 정확히 분석하고, 적용 죄명을 다투는 것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딥페이크·허위영상물편집, 청소년성보호법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성착취물 소지·시청 등 디지털성범죄 형사사건 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