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죄 1심 합의와 2심 합의, 법적 효과에 차이가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 상황: 명예훼손죄 또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피해자와의 합의를 고민하고 있는 경우
  • 쟁점: 1심 판결선고 전에 합의하는 것과 항소심에서 합의하는 것은 법적 효과가 어떻게 다른지
  • 결론: 1심 판결선고 전 합의는 공소기각 판결로 사건이 종결되어 전과가 남지 않지만, 1심 선고 후 합의는 감형 사유로만 작용하고 전과는 남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명예훼손·모욕 등 형사사건 다수 수행)

1. 같은 합의라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명예훼손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중 하나가 "지금이라도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느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합의 시점이 1심 판결선고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형법 제309조)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형법 제312조 제2항).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합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은 이러한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시한을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고소의 취소)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③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도 제1항과 제2항을 준용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합의 시점법적 효과근거
제1심 판결선고 전공소기각 판결 (사건 종결)형사소송법 제327조 제7호
제1심 판결선고 후 (항소심 포함)공소기각 불가, 양형참작사유로만 작용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항

2. 1심 판결선고 전에 합의하면 –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끝납니다

(1) 법원은 반드시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1심 판결선고 전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면, 법원은 반드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여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7호). 이는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법률상 의무입니다.

공소기각 판결은 유죄·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 자체를 끝내는 것이므로, 유죄판결이 없고 전과도 남지 않습니다. 피고인에게는 가장 유리한 결과입니다.

(2) 합의금만 주고받아서는 부족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효력을 가지려면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명확히 기재된 합의서나 처벌불원서가 법원에 제출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3) 한 번 한 처벌불원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뒤에는,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처벌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효력이 없습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3405 판결). 따라서 피고인 입장에서는 처벌불원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순간 결과가 확정적으로 보장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3. 1심 판결선고 후에 합의하면 – 감형 사유로만 작용합니다

(1) 항소심에서 합의해도 공소기각은 안 됩니다

1심 판결이 선고된 뒤에 이루어진 합의는 공소기각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법이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시한을 '제1심 판결선고 전'으로 못 박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더라도 공소기각 판결은 받을 수 없습니다.

(2) 다만 감형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항소심 합의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항소심은 1심의 형량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거나, 항소심에서 새로 나온 자료를 종합할 때 1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한 경우 1심 판결을 파기할 수 있습니다. 1심 이후의 합의는 이러한 '새로운 양형자료'에 해당합니다.

특히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라는 점은 항소심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실제로 다수의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 선고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하여,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형을 감경한 바 있습니다.

(3) 그러나 전과는 남습니다

항소심 합의로 형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결국 유죄판결이 확정되므로 전과는 남습니다. 이 점이 1심 선고 전 합의와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4. 한눈에 보는 비교

구분1심 판결선고 전 합의1심 판결선고 후(항소심) 합의
소송법적 효과공소기각 판결 (법원의 의무)공소기각 불가
전과 여부전과 없음유죄판결 확정 시 전과 남음
양형 효과공소기각으로 형량 판단 자체가 없음유리한 양형인자로 감형 가능
처벌불원 번복번복 불가—
피고인 입장최선의 결과차선의 결과

5. 채다은 변호사의 안내 방식

채다은 변호사는 명예훼손 사건을 상담할 때, 사건의 유·무죄 다툼과 별개로 합의 가능성과 합의 시점을 가장 먼저 점검합니다.

"합의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시다면, 1심 선고 전에 마무리하셔야 합니다. 선고가 나고 나면 같은 합의를 해도 전과는 막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1심에서 무죄를 기대하며 합의를 미뤘다가, 유죄가 선고된 뒤에야 합의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는 이미 공소기각의 기회가 지나간 뒤입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무죄를 다투는 사건이라도 선고기일 전 합의 여부를 의뢰인과 충분히 상의하고, 합의가 이루어지면 처벌불원 문구가 명확히 들어간 합의서가 선고 전에 법원에 제출되도록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1심 선고 하루 전에 합의했는데, 효력이 있나요?
A. 네, 1심 판결선고 전이라면 효력이 있습니다. 다만 처벌불원서가 선고 전에 법원에 실제로 제출되어야 하므로, 선고기일이 임박했다면 즉시 제출하셔야 합니다.

Q. 아직 기소 전, 경찰이나 검찰 조사 단계에서 합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하게 됩니다. 재판까지 가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므로, 합의는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Q. 인터넷 댓글이나 SNS 게시글로 인한 명예훼손도 마찬가지인가요?
A.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제2항) 역시 반의사불벌죄이므로(같은 조 제3항), 1심 판결선고 전 합의 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7. 맺음말

명예훼손 사건에서 합의는 같은 합의라도 그 시점에 따라 '사건 종결'이 될 수도, '감형 사유'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1심 판결선고 전 합의는 공소기각으로 전과를 남기지 않지만, 항소심 합의는 형을 줄여줄 뿐 전과를 막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법리는 명예훼손죄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는 친고죄의 고소취소와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 모두에 대하여 그 시한을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로 정하고 있으므로, 모욕죄, 사자명예훼손죄, 비밀침해죄, 업무상비밀누설죄 등 친고죄와 폭행죄, 협박죄, 과실치상죄,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죄 등 반의사불벌죄로 재판을 받고 계신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위 범죄로 재판을 받고 계신 분들께서도 이 글의 내용을 참고하시어 합의 시점을 신중히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명예훼손 사건을 비롯한 친고죄·반의사불벌죄 사건에서 무죄 다툼만큼이나 합의 시점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의뢰인에게 가장 중요한 결과를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명예훼손·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모욕 등 형사사건, 합의 및 처벌불원서 제출, 항소심 양형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