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탄원서는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있을까?

[ 핵심 요약 ]

  • 상황: 성범죄 재판 진행 중 피해자가 여러 차례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법원이 그 탄원서 내용 일부를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한 경우
  • 쟁점: 피해자가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이를 증거로 사용한 경우 판결이 파기되는지
  • 결론: 피해자의 의견을 기재한 탄원서는 범죄사실 인정을 위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탄원서를 제외하고도 유죄 판단이 충분하다면, 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보아 유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강간상해 등 성범죄 사건 다수 수행)

1. 재판 중 제출된 피해자의 탄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성범죄 사건에서는 재판 진행 도중 피해자가 여러 차례 탄원서를 제출하며 피해 정도와 엄벌을 바라는 의견을 법원에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고인 입장에서는 이러한 탄원서가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자가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는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2. 관련 법 조항과 대법원의 법리

대법원은 피해자의 의견진술 제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등의 신청이 있는 때에 그 피해자 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1항), 피해자 등을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2항).

나아가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 등의 신청에 따라 피해자 등을 공판기일에 출석하게 하여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 제2항에 정한 사항으로서 범죄사실의 인정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관하여 증인신문에 의하지 아니하고 의견을 진술하거나 의견진술에 갈음하여 의견을 기재한 서면을 제출하게 할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0 제1항 및 제134조의11 제1항).

다만 위 각 조항에 따른 진술과 서면은 범죄사실의 인정을 위한 증거로 할 수 없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2).

– 대법원 2024. 3. 12. 선고 2023도11371 판결

3. 탄원서가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는 이유 – 반대신문권 보장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전제로 합니다.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하는 경우에는 피고인 측이 반대신문을 통해 그 진술의 모순이나 신빙성을 다툴 수 있으므로, 증인신문조서 등은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탄원서는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출하는 서면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탄원서를 통해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이를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4. 탄원서를 증거로 쓴 잘못이 있다면, 무죄가 선고될까요?

해당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려다가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하였다는 강간상해 혐의로 기소되어 제1심과 원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판단하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사정 중 하나로 피해자가 제출한 탄원서의 일부 내용을 적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위 탄원서 등은 결국 피해자가 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0 제1항에 규정된 의견진술에 갈음하여 제출한 서면에 해당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을 위한 증거로 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단에는 피해자의 의견을 기재한 서면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범죄사실의 인정을 위한 증거로 할 수 없는 탄원서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잘못이 있으나, 위와 같은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23도11371 판결)

즉, 원심이 탄원서를 근거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지만, 탄원서의 내용을 모두 배제하더라도 다른 증거만으로 충분히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 사안이었기 때문에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의 대응 방식

채다은 변호사는 이 판례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합니다.

"증거능력 없는 자료가 유죄 판단에 쓰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자료를 걷어냈을 때 남은 증거로 유죄가 유지되는지까지 다퉈야 합니다."

원심판결에 증거능력 없는 자료를 사용한 잘못이 있더라도, 그것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어야 파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소 단계에서는 단순히 법리 위반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자료를 제외하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린다는 점을 다른 증거와의 관계 속에서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또한 1심 단계부터 피해자 진술은 증인신문을 통해 반대신문으로 철저히 검증하고, 탄원서 등 의견서면이 사실인정의 근거로 사용되지 않도록 재판부에 그 성격을 명확히 지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어떠한 자료가 증거로 쓰일 수 있고 어떠한 자료는 쓰일 수 없는지를 사건 초기부터 구분하여 변론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가 엄벌 탄원서를 계속 제출하면 유죄가 되는 데 영향이 있나요?
A. 탄원서는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으로서 양형 판단에는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판결문에 탄원서 내용이 유죄 근거로 적혀 있다면, 항소나 상고로 무죄를 받을 수 있나요?
A. 증거능력 없는 탄원서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것은 법리오해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탄원서를 제외하고도 다른 증거로 유죄가 충분히 인정된다면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보아 유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결국 나머지 증거의 신빙성을 함께 다투는 것이 핵심입니다.

Q.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진술한 내용은 증거가 되나요?
A. 네. 증인신문은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므로, 그 진술은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인신문 과정에서의 반대신문 준비가 매우 중요합니다.

7. 맺음말

피해자가 제출한 탄원서는 피해자의 의견을 전달하는 서면일 뿐,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법원이 이를 잘못 증거로 사용하였더라도, 다른 증거만으로 유죄가 인정된다면 판결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형사재판에서 어떤 자료가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그 자료가 판결에 미치는 영향까지 따져보는 것이 형사전문변호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강간상해·강제추행 등 성범죄 재판, 피해자 진술 신빙성 다툼, 항소·상고 등 형사사건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