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지속적·반복적' 의미 첫 기준 제시, 대법원 2026도2108 무죄 판결 분석

[ 핵심 요약 ]

  • 상황: 운전 중 우연히 피해자 차량을 발견해 약 10분간 따라간 행위, 약 2개월 뒤 차량 안에서 피해자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접근한 행위가 스토킹범죄로 기소되었습니다.
  • 쟁점: 각 행위를 스토킹처벌법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 스토킹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 결론: 항소심은 유죄로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두 행위 모두 지속성과 반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형사전문변호사, 스토킹·성범죄 사건 다수 수행)

1. 차량으로 두 번 따라간 행위, 스토킹범죄일까요?

스토킹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한두 번 따라간 것도 스토킹이 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고소를 당한 분도, 고소를 고민하는 분도 같은 지점에서 판단이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질문에 대한 기준이 될 만한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은 2024. 3. 31. 승합차를 운행하던 중 우연히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량을 발견하고, 약 3km의 거리를 약 10분간 따라갔습니다(제1행위).

이후 2024. 6. 11. 피고인은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가던 중 피해자를 발견하자 차량의 방향을 돌렸고, 약 6분간 휴대전화 카메라로 피해자의 모습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였습니다(제2행위).

피해자는 이를 스토킹범죄로 고소하였고, 검사는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두 행위 모두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2.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를 구분합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처벌 대상이 되는 '스토킹범죄'를 개별 '스토킹행위'와 구분하여 정의하고 있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1.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가.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등"이라 한다)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
    마.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상대방등의 개인정보, 개인위치정보 등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등의 이름, 사진, 영상 등을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2.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상대방을 따라다니거나 접근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스토킹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되어야 비로소 스토킹범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2021년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지속적 또는 반복적'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있었습니다. 실무에서도 사건마다 판단이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3. 대법원이 제시한 '지속적'과 '반복적'의 기준

대법원 2026도2108 판결은 두 표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지속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1회만 이루어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를, '반복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2회 이상 이루어진 경우로 각 행위 상호간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적으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특정한 행위가 그와 같이 평가될 수 없는 짧은 시간의 단속적인 행위에 그치거나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각 행위의 구체적 내용 및 정도에 따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26도2108)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속적: 행위가 1회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만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여야 합니다.
  • 반복적: 행위가 2회 이상 있었고, 각 행위 사이에 (1) 시간적 근접성, (2) 장소적 연관성, (3)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어 전체를 하나의 반복적 행위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4. 이 사건에서 무죄로 판단된 이유

대법원은 피해자 차량을 우연히 발견하여 10분간 쫓아간 제1행위만으로는 '지속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약 2개월 뒤 6분간 차량으로 쫓아가며 촬영한 제2행위를 함께 보더라도, 두 행위는 시간적으로 근접하지 않고 장소적 연관성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두 번 모두 우연히 발견하여 쫓아간 것에 불과하여 스토킹의 범의가 단일하고 계속된다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각 행위가 지속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두 행위를 함께 보더라도 반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두 행위 모두 스토킹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가 실무에서 강조하는 부분

이 판결을 "한두 번 따라간 것은 스토킹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대법원은 횟수 자체가 아니라 행위의 내용과 행위 사이의 관계를 보았습니다.

단 한 번의 행위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면 지속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 두 번의 행위라도 짧은 간격으로 같은 장소 부근에서 같은 의도로 이루어졌다면 반복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그 요건들이 충족되지 못한 사안이었을 뿐입니다.

실제로 제가 수행한 스토킹 사건들에서도 결론을 가른 것은 횟수보다 행위 사이의 간격, 장소, 그리고 우연이었는지 의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정황이었습니다. 이동 경로, 행위 시각, 메시지 내역, 블랙박스 영상처럼 사소해 보이는 자료가 '지속성'과 '반복성' 판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를 당한 분이라면 각 행위가 서로 단절된 단발성 행위였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분이라면 각 행위의 시간적·장소적 연관성과 가해자의 의도를 보여주는 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한 번 따라간 것만으로도 스토킹범죄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1회의 행위라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라면 '지속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우연히 발견해 10분간 따라간 정도로는 지속성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Q. 스토킹범죄가 무죄로 판단되면 아무 처벌도 받지 않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도 스토킹범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각 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정도에 따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촬영 행위의 경위나 방법에 따라 다른 법률 위반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몇 개월 간격이면 '반복적'이 아니라고 볼 수 있나요?
A. 정해진 기간 기준은 없습니다. 시간적 근접성은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간격이 길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의도로 행위가 이어졌다면 반복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으므로, 사안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7. 맺음말

대법원 2026도2108 판결은 그동안 추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스토킹처벌법의 '지속적 또는 반복적' 요건에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스토킹 사건은 고소하는 쪽과 고소당한 쪽 모두에게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본인의 사안이 '지속적'이나 '반복적'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시간, 장소, 경위를 하나하나 따져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섣불리 판단하여 진술하거나 고소를 진행하기보다는, 사건 초기에 전문가와 함께 사실관계와 증거를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스토킹범죄,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 형사 고소·변호 사건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