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몰랐어도 스토킹범죄가 성립할까? – 대법원 판례로 본 스토킹처벌법상 '불안감 또는 공포심'의 의미

[ 핵심 요약 ]

  • 상황: 피해자 몰래 여러 차례 따라다니거나, 피해자의 생활 장소 부근에서 지켜보고 기다리는 행위를 하여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경우
  • 쟁점: 피해자가 그 행위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실제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다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하지 않는지
  • 결론: 스토킹범죄는 위험범이므로,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이 인식할 경우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면 피해자의 실제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범죄가 성립합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스토킹·성범죄 등 형사사건 다수 수행)

1. "피해자는 몰랐으니 스토킹이 아닙니다"라는 주장

스토킹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상대방이 자신의 행위를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처벌받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한 사건에서 피고인은 약 열흘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몰래 따라다니며 피해자의 모습을 지켜보거나 피해자를 기다리는 행위를 하여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내 행위를 인식하지 못했고, 따라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끼지도 않았으므로 스토킹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하였습니다.

과연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행위를 인식하지 못했다면 스토킹행위가 되지 않는 것일까요?

2.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가.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등"이라 한다)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상대방등에게 우편ㆍ전화ㆍ팩스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하 "물건등"이라 한다)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상대방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

마. 상대방등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대방등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1.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1호의 개인정보
  2.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의 개인위치정보
    1. 또는 2)의 정보를 편집ㆍ합성 또는 가공한 정보(해당 정보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등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1.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법문에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을 느껴야만 스토킹이 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해석은 다릅니다.

3. 대법원 판단: 스토킹범죄는 '위험범'입니다

대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성격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다. 그러므로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이 이를 인식할 경우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위 행위를 인식하였는지 혹은 그 행위로 인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위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등 참조)

즉, 스토킹범죄는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끼는 '결과'가 발생해야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일으킬 만한 위험성이 있는 행위만으로도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위 사건처럼 피해자가 알아차리지 못한 상황을 이용하여 몰래 따라다니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반복했다면,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이상 스토킹범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4. 스토킹범죄의 처벌 수위

스토킹처벌법 제18조(스토킹범죄) ①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하여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2023. 7. 11.부터 시행된 개정법에 따라 스토킹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 않으며, 수사 단계에서부터 잠정조치(접근금지, 전자장치 부착 등)가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5. 채다은 변호사의 대응 방식

채다은 변호사는 스토킹 사건에서 "피해자가 몰랐다"거나 "실제로 겁을 먹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무죄를 다투기 어렵다는 점을 의뢰인에게 먼저 분명히 설명합니다. 판례가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이 아닌 행위의 객관적 위험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채다은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점을 중심으로 사건을 검토합니다.

(1) 행위의 경위와 목적: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였는지
(2) 당사자의 관계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행위 전후의 언동과 주변 상황
(3) 지속성·반복성: 개별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지
(4) 양형 요소: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피해 회복 노력, 재범 방지 의지 등 유리한 정상

6.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도 스토킹으로 처벌되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행위를 현실적으로 인식했는지와 관계없이,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라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한두 번 지켜본 것도 스토킹범죄인가요?
A. 스토킹범죄는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성립합니다. 다만 횟수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기간, 행위 태양, 당사자 관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므로 구체적인 사정을 검토해야 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A. 아닙니다. 현재 스토킹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만으로 공소가 기각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7. 맺음말

스토킹범죄는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꼈는지가 아니라, 행위 자체가 객관적으로 그러한 감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을 이용해 몰래 따라다니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반복했다면 스토킹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스토킹 사건에서 피해자의 인식 여부에 기댄 주장보다, 행위의 경위와 객관적 정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스토킹처벌법위반, 잠정조치·접근금지, 성범죄 등 형사사건 수사·재판 대응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