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 요약 ]
- 상황: 성착취물을 판매할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아내려고, 구매 희망자에게 보여줄 용도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소지한 경우
- 쟁점: 실제로 판매·배포할 생각 없이 '사기 목적'으로만 소지한 경우에도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2항의 영리목적 소지죄가 성립하는지
- 결론: 대법원은 제11조 제2항의 소지죄가 성립하려면 영리 목적뿐만 아니라 '배포 등 행위를 할 목적'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같은 조 제5항의 단순 소지죄로는 처벌될 수 있습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시청·배포 등 성범죄 사건 다수 수행)
1. 성착취물을 '판매하는 척' 하는 사기, 왜 신고가 어려울까요?
최근에는 성착취물이나 음란물을 판매할 것처럼 일반인에게 접근하여 돈만 받아 챙기는 범죄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범죄의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신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착취물을 구매하려고 돈을 보냈는데, 영상은 받지 못하고 사기만 당했다."라고 신고하는 순간, 오히려 본인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 A는 바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A는 불특정 다수에게 성착취물을 판매할 것처럼 속이기 위하여, 자신이 실제로 영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용도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현행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A는 영리 목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소지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2. 영리목적 소지죄의 요건 – '영리 목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ㆍ배포 등)
②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판매ㆍ대여ㆍ배포ㆍ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ㆍ운반ㆍ광고ㆍ소개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목적으로"라는 문언의 의미입니다. A에게는 돈을 벌려는 목적, 즉 영리 목적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A는 실제로 영상을 판매하거나 배포할 생각은 없었고, 단지 사기를 위한 '미끼'로 영상을 소지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조항은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의 공급을 규제하는 측면에서 배포 등 유통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으로서 이 사건 조항이 처벌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소지'도 배포 등 유통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소지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정한 "이를 목적으로"란 '영리를 목적으로 배포 등 행위를 하기 위하여'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항의 소지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영리 목적뿐만 아니라 '배포 등 행위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1도6801 판결 중)
즉, 제11조 제2항의 소지죄는 성착취물의 '유통'을 막기 위한 규정이므로, 단순히 돈을 벌려는 목적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판매·배포 등 유통행위를 하려는 목적까지 인정되어야 합니다. 판매할 의사 없이 사기 수단으로만 소지한 A의 경우,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3. 그렇다면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일까요? – 단순 소지죄는 별개입니다
이 판결은 제11조 제2항의 영리목적 소지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일 뿐, 성착취물 소지 행위 자체가 처벌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소지한 행위는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⑤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ㆍ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 사건은 검사가 제2항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바람에 해당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 판단이 나온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사기로 돈을 벌 목적으로 성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순 소지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할 수 있는 제2항을 적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4. 채다은 변호사의 사건 검토 방식
채다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사건을 맡으면, 공소장에 기재된 적용 법조와 그 구성요건을 가장 먼저 꼼꼼히 확인합니다.
같은 '소지' 행위라도 제2항의 영리목적 소지인지, 제5항의 단순 소지인지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이 5년과 1년으로 크게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조항을 적용한 경우, 그 조항이 요구하는 목적이나 요건이 실제로 입증되었는지를 따져보는 것만으로도 사건의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혐의가 인정되는지"뿐만 아니라 "어떤 조문으로 처벌받는 것이 맞는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형사변론의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돈을 벌 목적으로 성착취물을 갖고 있었다면 무조건 영리목적 소지죄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영리 목적뿐만 아니라 실제로 판매·배포 등 유통행위를 하려는 목적이 있어야 제11조 제2항의 소지죄가 성립합니다.
Q. 영리목적 소지죄가 인정되지 않으면 무죄인가요?
A. 제2항으로는 처벌되지 않더라도,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소지한 경우에는 제5항의 단순 소지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판매를 빙자해 돈을 받았다면 사기죄 등 별도의 범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성착취물 판매 사기를 당했는데 신고하면 처벌받나요?
A.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어떤 행위를 하였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고 전에 변호사와 상담하여 정확히 검토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6. 맺음말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라는 같은 행위라도, 어떤 조문을 적용하느냐, 그 조문이 어떤 요건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유죄와 무죄가 나뉘기도 하고, 법정형도 크게 달라집니다. 대법원 2021도6801 판결은 영리목적 소지죄가 성립하려면 영리 목적에 더하여 '배포 등 행위의 목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입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일수록 공소사실과 적용 법조를 하나하나 따져보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시청·구입·배포, 영리목적 성착취물 범죄, 청소년성보호법위반 등 성범죄 형사사건 상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