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 요약 ]
- 상황: 인터넷 게시판, 온라인 카페·커뮤니티, 메신저 단체방 등에 글을 올렸다가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경우
- 쟁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경우에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
- 결론: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며,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이 부정됩니다
- 작성: 채다은 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명예훼손·모욕 등 사이버 형사사건 다수 수행)
1. 명예훼손죄는 형법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OOO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혹은 “OOO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는 말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명예훼손죄는 널리 알려진 죄명입니다.
그런데 명예훼손죄는 형법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도 별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인터넷과 메신저가 생활 전반에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지는 명예훼손은 전파성이 크고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여 규율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실을 적시하거나, 온라인 모임·커뮤니티에 글을 게시하는 방법으로 명예훼손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경우에는 형법의 특별규정인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의 성립 여부가 문제됩니다.
2. 형법상 명예훼손과 가장 큰 차이는 '비방할 목적'입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제307조)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면 성립하고, '비방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을 때에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구분 | 형법상 명예훼손(제307조) |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제70조) |
|---|---|---|
| 행위 방법 | 공연히 사실·허위사실 적시 |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거짓 사실을 드러냄 |
| 비방할 목적 | 불요 | 필요 |
| 사실 적시 |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 허위사실 적시 |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
| 반의사불벌 | 해당 | 해당 |
따라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면, 먼저 어떤 법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것인지를 확인하고 그에 맞추어 대응 방향을 달리 설정해야 합니다.
3. 거짓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의 거짓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범죄 성립에 관한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의 거짓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공공연하게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고, 그 사실이 거짓임을 인식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471 판결)
여기서 핵심은 '비방할 목적'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지 여부와는 별개의 구성요건이라는 점입니다. 즉,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라고 해서 비방할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와 목적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대법원은 그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드러낸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비방할 목적이 부정됩니다.
'비방할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이 부정됩니다(대법원 2005도5068 판결 등 참조, 해당 판결은 현행 제70조에 해당하는 구법 제61조에 관한 판결입니다).
그렇다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피해자가 공무원 등 공인(公人)인지, 아니면 사인(私人)에 불과한지
-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으로서 사회의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 표현의 방법과 동기
나아가 판례는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개인적인 목적이나 동기가 다소 포함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부정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참고로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경우에도,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합니다(형법 제310조). 따라서 공개한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물론 형법상 명예훼손으로도 처벌받지 않게 됩니다.

5. 채다은 변호사의 대응 방식
채다은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으로 고소된 사건을 맡으면, 먼저 문제된 게시글의 작성 경위와 맥락을 면밀히 살핍니다. 글을 올리게 된 계기, 게시된 공간의 성격(공개 게시판인지, 특정 회원만 볼 수 있는 공간인지), 글을 읽을 수 있었던 사람의 범위, 표현의 수위와 방식 등을 하나하나 확인합니다.
특히 의뢰인이 피해 사실을 알리거나 다른 사람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혹은 소비자·구성원으로서 공동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글을 쓴 경우에는, 그 주된 동기가 공공의 이익에 있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는 데 집중합니다. 비방할 목적이 부정되면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을 수사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단톡방이나 온라인 카페에 쓴 글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되나요?
A.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글의 작성 경위와 목적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Q. 제가 쓴 내용이 사실인데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네, 사실을 드러낸 경우에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제70조 제1항). 다만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이 부정됩니다.
Q.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달랐다면 무조건 거짓 사실 명예훼손이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거짓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라는 점, 그 사실이 거짓임을 인식했다는 점, 그리고 비방할 목적이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종결되나요?
A.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이미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도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되면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됩니다.
7. 맺음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달리 '사람을 비방할 목적'을 별도의 구성요건으로 요구합니다. 그리고 비방할 목적은 드러낸 사실의 거짓 여부와 별개로 판단되며,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정됩니다. 채다은 변호사는 온라인 명예훼손 사건에서 단순히 표현의 내용만이 아니라, 글을 쓰게 된 동기와 맥락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 작성자: 채다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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